저 높은 창공을 자유롭게 나는 하늘의 왕 독수리
카리스마 넘치고 용맹하며 위엄을 갖춘 그들에게도 한없이 여리고 겁많고 어리숙한 새끼였을 때가 있었다.
그들은 협곡의 높은 절벽 위 벼랑 끝에 둥지를 짓는다.
둥지는 아이언 우드라는 가시가 달린 나뭇가지로 만드는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그 뾰족하고 날카로운 가시나무를 밖이 아니라 전부 안으로 향하게 짓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나뭇잎과 풀 그리고 마지막으로 깃털로 겹겹이 쌓아 포근하게 만든다. 그렇게 정성스레 둥지를 다 만들고나서야 마침내 알을 낳고 품는다.
알 속에서 새끼가 부화하면 누구나 그렇듯 부모 독수리도 온 힘을 다해 새끼를 키운다.
부지런히 사냥을 해 먹을 것을 구해오고 자신보다 먼저 새끼에게 가져다 준다.
매서운 비바람이 몰아 칠 때면 새끼를 품에 꼭 안아 준다.
어미 독수리는 자신을 챙길 새도 없이 지극 정성으로 돌보면서 새끼독수리들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난다.
뽀송뽀송한 솜털이 빠지고 깃털로 바뀌어 가면서 제법 독수리다운 면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쯤이다. 어미는 둥지 속에 있는 깃털이나 풀 등을 둥지 밖으로 버리면서 그 안락하고 폭신한 둥지를 어지럽힌다.
모두 다 버리고 텅빈 둥지에 남은 것은 이제 가시밖에 없게 된다.
새끼들은 자신의 몸을 찌르는 가시를 피해 점점 가장자리로 몸을 움직인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바로 비행할 준비말이다.
어미 독수리는 새끼독수리들을 쪼아 대기 시작한다.
새끼 독수리는 깜짝 놀라 둥지 밖으로 떨어진다.
새끼들은 이 순간 생애 첫 날갯짓을 하게 된다. 처음이니 당연히 나는 법을 모를테고 그저 본능적으로 그 작고 어설픈 날개로 퍼덕여보지만 결국에는 그 높은 절벽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하늘을 나는 데 있어 으뜸인 어미 독수리는 공중을 선회하면서 그 모습을 그대로 지켜본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지기 직전에 새끼 독수리들을 자신의 날개로 받아낸다.
어미는 초조하다. 때를 놓쳐서 새끼들이 좀 더 크면 받아내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늦장을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빨리 새끼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새끼 독수리들이 자연스럽게 날게 될때까지.
벼랑 끝 경계선에 서서 두려움에 벌벌 떤 것은 새끼만이 아니었다.
어미도 그 경계에 서서 그 지난한 고통과 두려움을 함께 하는 것이었다.
새끼독수리는 이렇게 어미가 이끄는 대로 이 모든 역경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저 찬란하고 푸르른 하늘을 자유로이 나는 하늘의 왕이 되는 것이다.
경계선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먼 훗 날 저 드높은 하늘을 자유로이 날게 되는 그 찬란한 모습을 꿈꾼다.
그리고 이 희망을 놓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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